“생명을 위한 모험”
- 팀명 : 멕도날드 (멕시코와 도미니카에 날마다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
- 주제 : Adventure for Life (생명을 위한 모험)
- 주제 말씀 : 그때에 저는 자는 사슴 같이 뛸 것이며 말 못 하는 자의 혀는 노래하리니 이는 광야에서 물이 솟겠고 사막에서 시내가 흐를 것임이라 (이사야 35:6)
1. 부르심과 준비 과정 : 마게도냐의 환상에서 시작된 걸음
사역의 시작은 단 하나의 짧지만 굵직한 메시지였습니다. 2025년 3월, 미얀마 헤호 지역 거룩한 교육센터(최은득 선교사)에서 청년·청소년 가정 세미나를 진행하던 중, 페이스북에 올린 사역 사진을 보고 멕시코의 김현수 선교사님이 SNS에 남기신 “우리도 가정 사역이 필요하다”라는 짧은 메시지는 사도행전 16장 9절에서 바울을 불렀던 마게도냐 사람의 외침처럼 저희 팀의 가슴에 큰 울림으로 다가왔습니다. ‘멕시코로 건너와 우리를 도우라’는 주님의 음성 앞에 저희는 순종으로 답했습니다.
준비 과정은 그 자체로 하나의 모험이었습니다. 멕시코와 도미니카 공화국이라는 낯선 땅을 향해 ‘멕도날드(멕시코와 도미니카에 날마다 드러나는 하나님의 영광)’라는 이름을 정하고, 6명의 간사는 기도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그 가운데 오래전 FMS를 수료한 형제가 ‘나도 중남미 사역에 참여하고 싶다’라고 요청했고, 6명의 간사가 함께 기도하며 동행하기로 결정하였습니다.
그렇게 7명의 완전체가 되어 제주열방대학 카페 ‘토브’에서 정성껏 만든 식혜와 빵, 커피를 판매하고, 세 차례의 바자회를 열며 사역을 위한 재정을 마련했습니다. 많은 성도님과 지인들의 헌신적인 후원으로 2,800만 원이라는 귀한 결실을 보았을 때, 우리는 이미 하나님이 이 모험을 이끌고 계심을 확신할 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멕시코와 도미니카에서 사역하시는 선교사님들과 여러 차례 줌 모임을 통해 교제하며 선교 현장과 필요에 대해 나누었습니다. 앞으로 우리가 진행할 사역과 주께서 예비하신 영혼들을 곧 만나게 될 것이라는 기대하는 마음으로 매일 예배하며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그들의 삶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강의를 준비하는 과정은 치열했습니다. 기혼자를 위한 ‘성경적 가정 세미나’와 청소년·청년을 위한 ‘정체성과 자존감’ 강의안을 만들며, 저희는 스스로를 먼저 돌아보았습니다. 특히 정체성 강의를 준비하며 내면의 슬픔을 간직한 ‘내면 아이’와 마주했던 순간은 잊을 수 없습니다. 헨리 나우웬이 말한 ‘상처 입은 치유자’로서 우리 자신을 먼저 만지시는 하나님을 경험하며, 우리는 선교의 시작이 바로 우리 내면의 치유임을 깨달았습니다.
2.멕시코 마네아데로 사역 : 깨어진 가정 위에 세워진 천국 잔치
2026년 2월 1일, 설레는 마음으로 제주를 떠나 도착한 첫 번째 사역지는 멕시코 마네아데로 YWAM 베이스였습니다. 이곳은 미국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육로로 국경을 넘어 4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 하는 도시입니다. 마네아데로 사람들은 대부분 돈을 벌기 위해 멕시코시티 등 본토에서 이주해 온 나그네들이 정착해서 살아가는 곳으로, 가정의 질서가 무너지고 성경적인 기반이 절실한 땅이었습니다.
현지인 청소년 사역
청소년 사역은 3일간 20여 명이 참여하여 진행되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모른 채 중독과 유기, 방임 속에 노출된 청소년들도 있었습니다. 가정의 온기를 경험해 보지 못한 아이들에게 하나님이 참된 아버지가 되심을 전하며 함께 예배하였습니다. 가족 놀이 안에서 다양한 게임을 하며 모두가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더불어 K-푸드(김밥, 떡볶이, 불고기 등)를 나누었습니다.
간사들은 매일 두 강의씩 성경적 가정, 정체성, 자존감, 감정, 사고방식 등의 강의를 통해 그들이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존귀하고 가치 있는 자녀인지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가족입니다”라는 메시지를 몸소 나누며 그들 안에 천국 잔치의 기쁨이 흐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시골 교회 가정 세미나
씨족 문화가 강한 시골 마을에서는 20쌍 이상의 부부가 참석하여 성경적 결혼의 원리, 결혼 언약, 하나 됨을 이루는 네 가지 기둥을 나누었습니다. 가정 세미나가 진행되는 동안 이들이 서로의 시선을 맞추고 보듬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한 형제님의 간증이 기억납니다. 그는 성경적 가정의 원리와 하나님의 언약 안에서의 가정이 어떤 것인지, 부부가 서로에게 필요한 것과 서로를 세워 나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새롭게 배우고 알게 된 시간이었다고 고백하였습니다.
또한 가부장적이고 관계의 기술이 부족했던 형제들이 “아내에게 사랑을 표현하고, 남편을 존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고 간증하던 순간은 깊은 감동이었습니다. 관계의 회복을 갈망하던 아내와 어머니들의 눈물 속에서 가정의 회복이 곧 공동체의 회복임을 확인했습니다.
원주민 농장 교회와 믹스떼코 사람들
오랫동안 스페인 식민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산골짜기 깊은 곳으로 흩어져 숨어 살던 믹스떼코 인디언들. 그들은 생계를 유지할 능력도 자원도 없이 가난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땅의 주인으로 살았지만 정복으로 인한 고통과 지배를 겪으며, 그곳의 힘없고 약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 혹은 혼혈인 사람들의 강성함에 눌려 먹고살기 힘든 원주민들은 정해진 농장 마을에서 일을 하며 하루 벌이로 겨우 삶을 지탱해 가고 있었습니다. 믹스떼코 원주민들의 삶은 60~70년대 한국의 모습을 연상케 했습니다. 방치된 채 뛰어놀던 네살배기 아이가 제 손을 잡고 그네를 밀어달라고 이끌었을 때,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탄식과 긍휼이 제 마음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꿈도 희망도 없이 마약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보며, 그저 매주 예배 후 주어지는 닭 한 조각과 또르띠야를 받아 먹는 삶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을 창조하신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그 하나님이 자신의 삶에 어떤 일을 하실 수 있는 분인지 경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분을 통해 자신이 소중하고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닫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3. 도미니카 공화국 사역: 고립된 영혼들을 향한 위로와 연합
멕시코에서 미국을 경유해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입국한 우리는 귀한 환대를 받았습니다. 입국 수속을 할 때 직원분들이 “KOREA?”라고 말하면서 하얀 건치를 보이며 환하게 웃어주는 모습은, 이 땅이 우리를 환영해 주는 듯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오랜 비행으로 지쳐 있던 우리의 몸과 마음을 말랑말랑하게 해주는 시간이었습니다.
두 번째 사역지인 도미니카 공화국 산티아고에서는 한인교회 성도들과 아이티 난민 청년들을 만났습니다. 멕시코와는 또 다른 아픔과 간절함이 있는 땅이었습니다.
산티아고 한인교회 가정 세미나 및 부부상담
처음에는 6명 정도 참석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타 교회의 교인들과 선교사님들까지 많은 분들이 참석하였습니다. 3일간 성경적 결혼과 가정 세미나가 진행되었고, 프리페어 인리치(PE) 상담을 통해 타국 생활의 외로움과 부부 관계의 해소되지 않은 갈등을 안고 살아가던 네 가정을 만났습니다. 상담을 통해 덮어두었던 아픔을 직면하고 새로운 소망의 출구를 발견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멀리 타향에서 가정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이들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비처럼 내렸습니다.
아이티 청년 및 난민 사역
가장 가슴 아팠던 만남은 아이티 난민 청년들이었습니다. 현재 아이티는 무정부 상태로 갱단이 지배하고 있으며, 고국을 떠나 도미니카로 넘어왔지만 언제 추방될지 모르는 공포 속에 고립되어 살아가던 그들은 우울과 불안에 깊이 잠겨 있었습니다.
이들 중에는 바깥출입이 무서워 식자재와 생활용품을 사기 위해 장을 보는 것 말고는 외부 출입을 극도로 자제하고 집에서만 머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친구들과 만나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일상적인 생활은 이들에게 그저 사치였습니다. 이런 상황에 있는 약 25명의 아이티 청년들과 보낸 3일의 만남은 그들에게도, 그리고 그들을 만나러 간 멕도날드 팀에게도 하나님의 위로와 격려가 되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첫째 날, 우리는 한국 음식(불고기, 김밥, 떡볶이 등)을 함께 나누고 가족 놀이를 통해 같이 웃으며 낯선 사람에 대한 경계가 있는 그들에게 한 발짝씩 조심스럽게 다가갔습니다.
둘째 날은 자신의 가족에 대한 그림을 그리며 그것을 사람들에게 나누고 이야기했습니다. 자기 가족을 소개한 친구들 대부분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가족에 대해 다른 누군가에게 이야기해 본 적이 없었다고 했습니다. 또 다른 청년은 “나의 가정에서 있었던 어려움들이 나만 겪는 것이 아니었구나. 내가 아파하고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가지고 있던 마음을 다른 친구들도 비슷하게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습니다.
셋째 날에는 두 간사님이 정체성과 간증을 나누었습니다.
청년들이 나눌 때 마음이 아팠던 것은, 몇몇 친구들이 깨어진 가정에서 자란 이야기를 꺼냈다는 것입니다. 어떤 친구는 자기 가족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해 말하는 도중 밖으로 뛰쳐나가기도 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별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이 이들의 마음 안에 있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마음이 들었습니다.
3일 동안 우리는 친구들의 이름을 알아가고, 언어의 장벽을 넘어 그들 안에 있는 아픔과 상처를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난민으로서 생존이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매일 두려움과 불안을 안고 살아가는 그들의 현실을 넘어, 하나님께서 그들의 삶을 붙들고 인도하고 계심에 대한 믿음을 더욱 굳세게 하시는 주님의 일하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4. 가정 사역에 대한 하나님의 은혜와 맺음말
한 달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저희는 나라와 환경은 달라도 인간의 내면이 겪는 근본적인 아픔은 다르지 않음을 깨달았습니다. 깨어진 가정이 늘어나고 가정의 정의조차 왜곡된 선교지의 현실은 시대적인 도전이기도 했습니다. 선교사님들조차 실제적인 도움의 한계에 부딪혀 갈급해하던 상황에서, 이번 사역은 마치 가뭄 끝에 내린 단비와 같았습니다.
누구보다 아픈 마음으로 이 땅들을 바라보시던 하나님께서, 지구 반대편 제주에서 작은 지식을 가지고 애쓰던 저희를 사용해 주심에 깊이 감사합니다. “오직 나와 내 집은 여호와를 섬기겠노라”는 여호수아의 고백이 열방의 가정마다 세워지기를 소망합니다.
우리의 ‘생명을 위한 모험’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재정으로, 기도로 함께해 주신 수많은 동역자분께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멕시코와 도미니카의 모든 가정 위에 날마다 하나님의 영광이 드러나기를 기도하며 2026년 2월의 여정을 마칩니다.
ㅡFFM 진영욱 간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