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결식 – 순결한 삶을 향한 결단
[성결식에 대한 이해]
성결식은 기독학교에서 가장 중요한 행사 중 하나입니다. 처음 이 행사는 ‘순결서약식’이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다니엘처럼, “왕의 음식과 포도주로 자기를 더럽히지 않기로 결정”했던 뜻을 담아, 이 시대의 가치와 흐름을 거슬러 하나님의 가치를 따라가기로 결단하는 시간입니다.
오늘날 이 시대는 성적 순결에 대해 그다지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며, ‘혼인’이나 ‘약속’을 지키는 것에 대해서도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하나님께서 성적 순결, 혼인, 그리고 약속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되돌아보며, 우리가 하나님의 뜻을 따르기로 결단하는 시간이 바로 성결식입니다.
첫 번째 순결서약식은 단순히 성적 순결을 지키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이후에는 ‘거룩하게 살아가겠다는 다짐’이라는 의미로 확장되었습니다. 즉, 처음에는 ‘정결함’에 집중했지만, 그 이후부터는 ‘거룩함’에 초점을 두고, 학생들이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살아가기로 결단할 수 있도록 돕는 행사로 발전하였습니다. 성경 말씀도 그에 맞춰 변화를 겪었습니다. 처음에는 요한일서의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3:3)를 사용했으나, 이후에는 베드로전서 1장 15절의 말씀 “오직 너희를 부르신 거룩한 이처럼 너희도 모든 행실에 거룩한 자가 되라”로 바뀌었습니다.
성결식의 대상자는 보통 만 15세로, 이는 조선시대의 경국대전에서 정의한 혼인 가능한 나이로, 대체로 2차 성징이 마무리되는 시기입니다. 학생들은 성에 대해 배우고, 정서적 결속, 결혼에 대한 의미 등을 고민하며 이 중요한 결정을 내립니다. 학생들은 이 기간 동안 하나님 앞에서 서약을 결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일주일간 다양한 교육과 토론을 진행하고, 최종 면담을 통해 성결식을 진행하게 됩니다.
성결식의 궁극적인 목적은 율법적 틀에 학생들을 가두는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거룩한 삶의 특권을 깨닫고, 예수님을 믿는 모든 성도가 ‘여호와께 성결’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습니다. 우리는 예수님의 피로 깨끗해진 흰 세마포 옷을 입고, 그분의 말씀으로 거룩하게 하시고, 우리의 몸을 살아 있는 제사로 드리며 감사함으로 하나님께 나아갑니다. 그것이 바로 성결식의 목적입니다.
ㅡ기독학교 교장 홍은혜간사

[김예준 학생 성결서약문]
안녕하세요. 저는 제주열방대학 부설 기독학교에 재학 중인 고등학교 2학년 김예준입니다. 작년까지만 해도 제가 이곳에 있게 될 거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는데, 그런 저를 이끌어 이 자리에 서게 하시고, 순결을 지키겠다는 귀한 결단으로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립니다.
예전의 저는 성의 가치를 흐리게 만드는 세상의 문화 속에서 그저 흘러가듯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그 영향 속에서 순결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마음을 갖기 어려웠습니다. “네 몸은 네 거니까 네 마음대로 해도 돼”, “사랑하면 뭐든지 괜찮아”라는 말들이 자연스럽게 들려오면서, ‘순결’이라는 개념은 점점 희미해졌습니다. 또 저는 모태신앙이지만, 하나님을 머리로만 알았지 마음으로는 잘 알지 못했습니다. 예배가 귀찮게 느껴지고, 진정한 감사가 무엇인지도 모른 채 감사를 습관처럼 흘려보낼 때도 있었습니다. 그만큼 하나님과의 관계는 얕고 멀게만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하나님은 그런 저를 외면하지 않으셨고, 이곳 기독학교로 인도하셔서 정말 ‘살아 계신 하나님’으로 저를 만나주셨습니다. 그 가운데 제가 알게 된 하나님은 무엇보다도 ‘나를 사랑하시는 분’이셨습니다. 또한 하나님은 저의 생각이나 행동 그 어느 것에도 단지 “하지 마”라고 금하시는 분이 아니라, 제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제 삶이 얼마나 귀한 가치로 채워졌는지를 일깨워 주시는 분이셨습니다. 그 사랑을 알게 된 뒤, 저는 제 몸과 마음을 하나님 앞에 정결하게 드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
성결식을 준비하던 중에 욥기 23장 10절의 말씀이 마음에 깊이 들어왔습니다.
“그러나 내가 가는 길을 그가 아시나니, 그가 나를 단련하신 후에는 내가 순금같이 되어 나오리라.”
이 말씀을 처음 읽었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무언가가 멈춰 서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내 길을 다 알고 계실까?’라는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사실 저는 제 인생이 어디로 향하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도 잘 몰랐던 시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하나님이 나를 모르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누구보다도 나를 가장 잘 알고 계시며 지금도 내 삶 가운데 저를 단련하고 계시다는 사실을 알려주셨습니다. 돌이켜보면 힘들었던 순간과 외로웠던 마음들도 그냥 흘러간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정금’처럼 빚어 가시는 과정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이 성결식은 단순한 행사가 아니라, 하나님께서 나를 거룩하게 빚어가시는 여정의 한 장면이라 느껴집니다.
그리고 순결함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는 것인지도 깊이 깨달았습니다. 순결은 단지 육체적인 영역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제게 주신 생명과 몸이 귀하다는 사실을 믿고 그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고린도전서에서는 우리의 몸이 내 것이 아닌 ‘성령님의 성전’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저는 이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제 몸을 아무렇게나 다루지 않고, 하나님의 뜻 안에서 정결함을 지키며 살아가기로 결단합니다.
이 성결식은 단지 지금만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미래의 연애와 결혼, 그리고 제가 걸어갈 모든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뜻 안에서 진짜 사랑을 기다리며, 말씀을 따르고, 믿음을 붙잡는 삶을 살기 위한 약속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오늘 이 시간 이후로, 눈앞의 유혹보다 하나님의 말씀을 먼저 생각하며 제가 가야 하는 올바른 길을 선택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세상 속에서 ‘순결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말들이 들려와도, 그 소리에 휩쓸리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믿음 위에 단단히 서겠습니다.
2025년 6월 13일 서약자 김예준